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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처서 지나도 여전한 더위, 일어설 때 '핑' 도는 기립성저혈압 조심하세요

  • 365힐링의원
  • 2026-08-27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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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절기상으로는 이미 처서(處暑)가 지났다. 한자 그대로 풀면 '더위가 물러간다'는 뜻이지만, 올여름은 달력이 무색하다. 처서를 넘긴 뒤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늦더위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 몇 해 사이 폭염과 열대야가 예년보다 열흘가량 더 늦게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병원을 찾는 저혈압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늦더위와 무관하지 않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혹은 잠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순간적으로 눈앞이 노래지고 어지러움을 느낀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을 법하다. 심한 경우 옆에 있는 물건을 붙잡지 못하면 그대로 주저앉거나 쓰러지기도 한다. 이처럼 눕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을 '기립성저혈압'이라 부른다.

 

기립성저혈압은 사람이 직립보행을 하는 이상 피하기 어려운 생리적 현상이며, 실신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뇌는 심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심장은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뇌까지 밀어 올려야 한다. 누워 있던 몸을 갑자기 세우면 중력에 의해 다리 쪽 혈관으로 순간적으로 상당량의 혈액이 몰리게 되고, 그만큼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혈액과 심장이 뿜어내는 혈액량이 줄면서 혈압이 떨어져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자율신경계가 즉각 반응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수를 높여 혈압을 다시 끌어올리지만, 이 보상 작용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전신 무기력감이 나타나고 심하면 일시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진단 기준은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충분히 누운 상태로 안정을 취한 뒤 혈압을 측정하고, 일어난 지 3분 이내에 다시 혈압을 재서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저혈압으로 진단한다. 병원에서는 좀 더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전동 침대를 단계적으로 일으켜 세우며 혈압과 맥박, 심전도 변화를 함께 살피는 기립경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계절 중 여름에 유독 몰리는 경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6~8) 저혈압 환자 수는 겨울철(12~2)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온이 오르면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쪽 혈관을 넓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 내 압력 자체가 낮아진다. 여기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 혈액량이 줄어들면 혈압이 떨어지기 쉬어 기립성저혈압 증상이 더 잘 나타나게 된다. 올여름처럼 처서를 지나서까지 늦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는 해에는 이런 조건이 평소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셈이니, 계속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층, 평소 혈압이 낮은 편인 사람,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베타차단제나 혈관확장성 약물, 부정맥약, 니트로글리세린 계열 약물은 물론이고,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가운데 일부도 기립성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년 남성이 고혈압약과 전립선비대증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다면 특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이 밖에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처럼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 빈혈, 출혈, 심한 설사나 구토로 인한 체액 손실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종종 기립성저혈압을 빈혈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둘 다 어지럼증과 무기력감을 동반하다 보니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은 전혀 다르다. 저혈압은 심장이 뿜어내는 혈액량이나 혈관 내 압력 자체가 낮아 생기는 심혈관계 문제인 반면, 빈혈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생기는 혈액 질환이다. 실제로 빈혈 환자 상당수는 혈압이 정상이거나 오히려 높은 경우도 많아, 혈액검사를 해보면 두 질환은 명확히 구분된다. 물론 빈혈 자체가 저혈압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지만, 개념적으로는 서로 다른 질환군으로 봐야 한다.

 

증상이 없는 저혈압은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지켜봐도 괜찮다. 하지만 어지럼증이나 실신 등 증상이 반복된다면 다른 기저질환이 숨어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어지럼증은 중추신경계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잦거나 심하다면 자가진단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립성저혈압은 일상에서는 몇 가지 습관만 바꿔도 증상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우선 누웠다 일어나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는 동작을 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단계를 나눠 움직여야 한다.
또한 하루 2~2.5L 정도로 물을 충분히 마셔 탈수를 예방하고, 적당한 염분 섭취로 체액량을 유지해야 한다. 만일 아침에 기립성저혈압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베개 등으로 머리를 15~20도 정도를 높여 잠자리를 조정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체내 수분을 배출시키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술이나 카페인은 줄여야 하며, 오래 서 있어야 할 때는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하고, 필요하다면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다리에 혈액이 고이는 것을 막는 편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자율신경 기능과 심혈관계 강화에 도움이 돼 기립성저혈압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무더운 날씨에 무리하게 실외 운동을 하거나 과격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탈수와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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